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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환
금강경 사구게 한글 해석 및 해설 (응무소주 이생기심) 본문
금강경은 무엇인가?
개요
우선 금강경 사구게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금강경의 대략적인 정의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강경, 혹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은 대승 불교의 한 경전입니다.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교세가 큰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쉽게 말해 가장 중요시 되는 경전)입니다. 반야부에 속하며, 대승불교의 가상 핵심적인 공(空) 사상을 설파하고 있는 경입니다.
제목 해설
금강반야바라밀경에서 '금강'은 산스크리트어(혹은 범어) 와즈라체디까(Vajracchedikā)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와즈라(Vajra)와 같이 강한 힘으로 절단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반야바라밀'은 산스크리트어 쁘라갸빠라미따(Prajñāpāramitā)를 음역한 것으로, '깨달음을 이끄는 지혜'를 가르킵니다. 결국 금강반야바라밀이란 '확고한 지혜의 완성에 이르는 길'로 의역할 수 있겠습니다.
금강경 사구게란 무엇인가?
사구게의 뜻
사구게란 산스크리트어로는 쉴로까(Śloka)라고 입니다. 1구 8음절씩 4구로 구성된 인도의 운문 형식입니다. 꾸마라지와판 번역에는 5언절구로 번안했습니다. 금강경에서는 총 4개의 사구게가 유명한데, 그 4개의 사구게를 원문과 한글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금강경 사구게 원문과 한글 해석
제1구게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신체적 특징들은 모두 헛된 것이니, 신체적 특징이 신체적 특징 아님을 본다면, 바로 여래를 보리라.
제1구게는 부처님 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하신 상이라는 것은 곧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 여기 제 손이 있지요, 제 손입니다. 제 손 만의 특징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80년 뒤에 오셔서 다시 제 손을 보십시오. 아마 제 손은 없고, 뼈만 남아 있을 겁니다. 어쩌면 먼지만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모습은 진짜 모습이 아닙니다. 모두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 지구조차! 잠시 동안 보이는 모습일 뿐입니다. 진짜가 아닙니다. 모두 임시적인 것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눈, 귀, 코, 혀, 몸, 뜻으로 촉할 수 있는 모든 상(相)은 다만 인연따라 잠시 나타난 것일 뿐 고정된 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2구게
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
형색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내어야 하고, 소리·냄새·맛·감촉·마음의 대상에도 집착하지 않고 마음을 내어야 한다. 마땅히 집착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한다.
제1구게에서의 이유로, 수행하는 사람들은 색성향미촉법이라는 대상에 마음을 내지 않고, 말 그대로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야'합니다. 모든 수행자들의 실천행은 함이 없는 행, 머무름이 없는 행이 되어야하는 이유입니다. 이 제2구게는 선종의 6대 조사 혜능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혜능은 제자들에게 금강경을 독송하는 수행 방법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제3구게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
형색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면, 삿된 길 걸을 뿐, 여래 볼 수 없으리.
많은 사람들이 부처를 찾기 위해 특정한 상에 집착한다면, 그것은 이미 잘못 가고 있는 것입니다. 육근(六根)으로 부처를 만나고자 하면 안됩니다. 제3구게에서 말하는 것은 이러한 육근으로 부처를 보고자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육근으로 접할 수 있는 대상은 모두가 허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4구게
一切有為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일체 모든 유위법은, 꿈·허깨비·물거품·그림자·이슬·번개 같으니, 이렇게 관찰할지라.
마지막 사구게는 연기, 무집착, 공(空), 무아라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체 유위법이 꿈, 허깨비 같다고 해서 이를 허무주의적으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집착하고 괴로워했던 그 대상이 모두 공(空)하여 괴로워할 이유가 없고, 무아를 증득하여 여여하게 살라는 말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